현대 에쿠스가 제네시스 EQ900이 되기까지

Posted by DAKI MAGAZINE
2018.05.26 05:16 자동차 스토리&차소서&차소설

그랜저, 임페리얼, 포텐샤, 수퍼살롱, 체어맨 등 국내에도 수많은 고급 승용차들이 존재했고 현재까지 이어져온 모델도 있다. 그중 ‘국산 최고급’타이틀을 붙일만한 모델로 ‘에쿠스’가 있다. 고급 대형 세단답게 대기업 임원들의 의전차량으로 사용되면서 부와 명예를 상징하는 차량이 되었다.

 

현대차의 기함이자 국내 최고급 세단 에쿠스, 과연 어떻게 등장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을까?


1세대 에쿠스 (LZ : 1999~2008)




에쿠스는 다이너스티 후속 차량으로 계획되어있었으나, 한 단계 더 높은 차종으로 변경되어 1999년 4월 28일 출시되었다. 신차발표회를 기준으로 한다면 1999년 4월 22일 경기도 화성군의 남양 공장에서 ‘에쿠스 언론품평회’를 연 것이 정식 공개다.

 

연구기간은 1994년~1999년이며, 이 기간 동안 5,200억 원이 투입되었다.

 

에쿠스의 등장은 처음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출시 직전인 4월 10일, 언론을 통해 국산차로는 초고가인 8천만 원을 웃돌 것으로 보도되었다. 당시 수입차도 아닌 국산 차량이 8천만 원을 웃돈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정확히는 4.5L 모델이 8천만 원 선, 3.5L 모델이 7천만 원 선으로 보도되었다.

 

하지만 실제 출시가 이루어지자 4500cc 모델이 7천만 원 선으로 책정되면서 가격에 대한 문제는 해프닝으로 끝났다.

 

라틴어로 ‘개선장군의 말’, ‘멋진 마차’를 의미하는 ‘에쿠스(EQUUS)’는 이름처럼 당시 국내에서 보기 힘들었던 기능들이 대거 투입되었고, 디자인, 성능까지 모든 면에 있어 ‘최고’를 고집했다.



디자인은,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외관에 고급 차량을 상징하는 보닛 위 엠블럼은 차량의 가치를 더욱 높이는데 일조했다. 특히 트렁크 등이 각진 형태를 띠고 있어 일각에서는 ‘각쿠스’로 불리기도 했다. 



내부 인테리어 또한 우수했는데, 대형 모니터를 적용한 T자형 센터페시아, 원목 우드그레인과 가죽 시트로 내부를 고급스럽게 꾸몄다.

 

여기에 승객 탑승 여부와 안전벨트 착용 여부를 확인하는 센서가 적용되었고, 추돌사고 시 충격량에 따라 6개의 에어백 작동을 결정하는 ‘지능형 에어백 시스템(IAS)’가 적용되었다.

 

그리고 에쿠스는 충돌 시 탑승객을 보호하는 첨단 충격 흡수구조로 설계되어 있으며, 차량 안정성을 위해 차체제어장치(VDC)가 국내 최초로 적용됐다. 또한 우수한 승차감을 위해 전자제어 서스펜션, 구동 샤프트, 광폭 타이어 등을 장착해 궁극의 편안함을 구현했다.

 

특히 현대차 독자 개발 기술인 ‘가솔린 직분사 기술(GDI)이 적용돼 연비와 성능이 향상되었다.

 

그 밖에 유해가스 방지 장치가 적용되는 등 ‘첨단’ 타이틀이 들어갈 만한 다양한 기술들이 적용되었다.



에쿠스의 성능은 4.5L V8 GDI 오메가 엔진(G8AA)이 탑재되어 260마력 38.8kg.m 성능을 갖췄다. 참고로, 오메가 엔진은 미쓰비시의 4.5L 8기통 가솔린 엔진을 개량한 모델로 높은 배기량을 보이고 있지만, 배기량 대비 낮은 출력이 단점으로 지목되었다. 또한 오메가 엔진에 맞는 고급 휘발유를 취급하는 주유소가 적어 나중에 일반 휘발유도 사용 가능한 MPI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3.5L V6 시그마 엔진(G6CU)이 탑재된 모델은, 220마력 32.0kg.m 성능을 갖췄다. 시그마 엔진은 미쓰비시의 사이클론 엔진을 개량한 모델로 43개월 동안 1,000억 원을 투자해 개발되었다.

 

에쿠스는 출시 이후 국내 고소득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IMF 이후 고급 수입차를 타고 싶어도 외부의 시선을 의식해 구매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차에 비해 외관이 크고 화려한 점이 장점으로 작용했으며, 특히 정계 및 재계를 중심으로 판매가 이루어졌다.

 

특히 에쿠스 구매 고객은 3년간 ‘에쿠스 클럽’에 자동 가입되어 3년 6만 km 무상정비 서비스를 제공하고 전국 현대차 정비소에 3~4명씩 에쿠스 전담 정비 전문가를 24시간 배치했다. 

 

게다가 2002 월드컵 기념 현대차 전 차종 할인 행사가 이루어질 때도 차량 가치를 고려해 에쿠스는 할인 및 할부 이벤트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실제 과거 언론 기사를 살펴보면 항상 빠지지 않는 문구로 “에쿠스를 제외한” 이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출시 첫해에만 5,637대가 판매되었으며, 경쟁 모델 체어맨 판매량 4,162대를 크게 앞지르면서 국내 최고급 세단 왕좌에 오르게 된다.



세월이 흘러 2003년 말 1차 페이스리프트가 이루어져 전면 및 후면 디자인 일부가 변경되었고, 냉난방 통풍시트가 추가되었다. 2005년에는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V6 3.8L 람다 엔진 모델(G6DA)이 추가되고 시그마 엔진을 얹은 모델이 단종되었다. 



람다 엔진은 고 배기량 모델 및 북미 수출용으로 탑재되었던 상위 라인업 주력 엔진으로, 2005년 개발되어 시그마 엔진의 뒤를 잇고 있다. 

 

람다 엔진은 엔진 경량화와 높은 강성을 위해 ‘고압 주조 알루미늄 엔진블록’을 적용했으며, ‘이리듐 점화플러그’를 사용해 플러그 내구성을 높였다. 출력은 252마력, 35.0kg.m로 오메가 엔진보다 낮은 배기량으로 비슷한 출력을 보였다. 



에쿠스는 2009년 2세대 모델이 등장하기 전까지 약 11만 대가량 판매되었다. 플래그십 세단인 점을 고려한다면 생각보다 많이 판매된 수치다. 일각에서는 에쿠스 등장을 기점으로 2000년대 이후 고급차 대중화가 시작되었다고 보기도 한다.


2세대 에쿠스 (VI : 2009~2015)



2009년 초 에쿠스는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뉴 에쿠스’로 이름을 변경하고 풀 모델 체인지를 진행했다. 첫 등장은 2008년 중순 실루엣 공개이며, 2009년 2월 시승회를 통해 완전히 공개되었다. 당시 현대차는 2세대 에쿠스를 설명하며 비교 차종으로 렉서스 LS와 벤츠 S 클래스를 예로 들었다.

 

사실 뉴 에쿠스는 이름만 계승 받은 모델이기도 하다. 원래 10년 역사를 끝으로 단종될 예정이었던 에쿠스는, 차명 변경으로 투입되는 마케팅 비용 및 브랜드 홍보비용을 절감할 요량으로 개발명 ‘VI’ 모델이 이어받는 것으로 결정됐다. 물론, 기존 에쿠스가 가지고 있던 ‘최고급 세단’타이틀이 나름 의미가 있기 때문에 폐지하기 아까운 것도 한몫했다.

 

VI 모델은 제네시스 후륜구동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되던 모델이었기 때문에 뉴 에쿠스는 이전 세대의 가로 배치 전륜구동에서 후륜구동으로 변경되었다.



뉴 에쿠스에는 이전세대처럼 다양한 첨단 기능들이 탑재되었다. 위험 상황을 사전에 파악해 안전벨트를 당겨주는 ▲프리 세이프 시트벨트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LDWS) ▲후진 주차 시 스티어링 휠 움직임에 따라 가이드 라인또한 움직이는 ‘조향 연동 주차 가이드 시스템(PGS)’등이 대표적이다. 

 

요즘 출시되는 차량은 옵션으로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기능들이지만, 당시만 해도 생소한 기능들이었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큰 변화가 있었다. ‘각쿠스’로 불러던 1세대와 달리 뉴 에쿠스는 곡선이 강조된 디자인이다. 크기도 더욱 커져 국내 승용차 중 가장 큰 덩치를 자랑했다. 



당시 뉴 에쿠스 개발을 담당했던 이봉환 전무는 “신형 에쿠스는 기본형이 벤츠/렉서스의 리무진 타입과 비슷한 크기로 설계되어 넓은 실내공간이 특징이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엔진은 람다에 이어 타우엔진이 적용되었다. 타우엔진은 2004년부터 4년 동안 연구한 끝에 개발된 현대차 최초의 V8 엔진이다. 이 엔진은 국내 177건, 해외 14건의 특허를 기반으로 고성능, 고연비, 저공해를 이룬 수준 높은 엔진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2008~2010년 3년 연속 워즈오토 선정 세계 10대 명품엔진에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GDI 방식을 채택하지 않았지만 동급 엔진들과 비슷한 출력을 내 주목받기도 했다.

 

뉴 에쿠스의 출력은 4.6L V8 MPI 타우 엔진(G8BA) 기준 366마력, 44.8kg.m 성능을 자랑한다. 일반 차량에 300마력 이상 모델이 거의 없는 것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고배기량 고성능 엔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 ZF 6단 변속기가 조합되어 우수한 성능을 자랑한다.



2012년 말에는 범퍼 크롬 몰딩 삭제, 대시보드 개선, 전자식 8단 자동변속기 HUD 등이 적용되었다. 2015년에는 세로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17스피커 렉시콘 사운드 시스템이 기본 적용되고, 고스트 도어 클로징과 19인치 알로이 휠이 확대 적용되었다. 동시에 리무진 모델이 삭제되었다.

 

2015년 이후부터는 제네시스 브랜드로 흡수되면서 에쿠스라는 이름 대신 EQ900으로 거듭나게 된다.

   

3세대 에쿠스 EQ900 (HI : 2015~현재)



2015년 현대차는 ‘인간 중심의 진보’를 지향하는 최상위 독립 브랜드 ‘제네시스’를 출범했다. 동시에 초대형 럭셔리 세단에 에쿠스를 포함시켰는데, 이때 에쿠스 명칭은 제네시스의 글로벌 차명 체계인 ‘G+숫자’조합과 일치하지 않고 올드 한 느낌을 준다고 하여 EQ900으로 명칭 변경이 이루어졌다.

 

제네시스 브랜드에서는 BMW 7시리즈와 벤츠 S 클래스를 EQ900의 경쟁상대로 정하기도 했다. 

 

정식 출시일은 2015년 12월 9일이며 출시에 앞서 사전 계약을 진행했는데, 12,700대를 기록해 매출만 1조 원을 넘겼다고 한다. 



EQ900에는 이전세대처럼 첨단 기능들이 시대 트렌드에 맞게 탑재되었다. 운전자 체형 정보를 입력하면 운전자세를 분석해 자동으로 시트 위치를 조절해주는 스마트 자세 제어 시스템이 적용되었고, 항공기 1등석 시트처럼 버튼 하나만 누르면 다양한 좌석 모드로 변경 가능한 퍼스트 클래스 VIP 시트 등 EQ900만의 특별한 기능들이 적용되었다. 




첨단 안전기능의 경우 ▲어드밴스드 앞 좌석 에어백 포함 9 에어백 적용 ▲국산 최초 고속도로 주행 지원 시스템(HDA) ▲후측방 충돌 회피 지원 시스템 ▲현대차 독자 개발 HTRAC 적용 등 ‘최고급’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수준이다.




디자인은 사실상 완전히 다른 차량으로 변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플루이딕 스컬프처 2.0 디자인이 적용되었으며, 제네시스 브랜드 엠블럼을 통해 보다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내부 인테리어 또한 이에 알맞게 넓고 세련되면서 동시에 럭셔리함이 돋보인다.



성능은 타우 GDI와 람다 GDI 모델이 있다. 고 배기량인 타우엔진을 기준으로 보면 5.0L V8 타우 GDI 엔진(G8BE)을 얹어 425마력에 53.0kg.m 성능을 자랑한다. 2017년에는 일부 사항이 변경된 2017년형 EQ900이 출시되었으며, 최근에는 풀 모델 체인지에 가까운 페이스 리프트가 예정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치며...



회장님, 사장님 차로써 품격을 보여준 에쿠스, 이제 제네시스 EQ900이라는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었다. 이제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모델이라는 이미지를 넘어서 현대자동차의 기술력이 총집합한 결정체로 볼 수 있겠다. 디자인, 성능, 첨단 기능 등 거의 모든 부분에 있어 우선 적용되는 모델이니 말이다.

 

‘최고급’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에쿠스(EQ900), 과연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일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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