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0, S350, X4? 소비자의 심리를 이용한 모델 작명 방식

Posted by DAKI MAGAZINE
2018.06.08 04:10 자동차 상식


K9, EQ900, XC40, 3008, 520d, G80 등 숫자, 숫자+알파벳 모델명을 어디에서나 볼 수 있게 되었다. 보통 위의 모델명을 보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모델명이 소비자들이 제조사의 의도대로 생각하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아는가? 소비자들에게 모델명의 숨은 의미를 따로 알려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생각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의미다.

 

제조사들의 간단한 작명 방식은 ‘알파뉴메릭(Alpha-Numeric)’으로 부르며 ‘알파’는 알파벳을, ‘뉴메릭’은 숫자를 의미한다. 즉, 알파벳과 숫자의 조합한 작명 방식을 의미한다. 알파뉴메릭은 제품에 대한 기능적 속성을 강조할 때 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브랜드로 벤츠가 있다. 벤츠는 체급에 따라 A, B, C, E, S로 나누거나 차량의 특징에 따라 G, GL-, CL-, SL-로 나눈다. 그리고 알파벳 뒤에 220, 300, 350, 400을 추가해 배기량을 나타낸다. 참고로, 배기량은 과거 기준이며 요즘은 다운사이징으로 맞지 않지만 같은 클래스 다른 트림 정도로 구분할 수도 있다. 

 

과연 제조사들이 어떤 방식을 이용해 알파뉴메릭을 이용하는지 국내 대학 연구팀의 자료를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이 연구자료는 사람들의 심리와 알파뉴메릭에 대한 관계를 연구한 것으로, 제조사들이 어떤 이유로 알파뉴메릭 방식을 활용하는지 알 수 있다.

 

인지욕구


제조사들의 작명 방식은 크게 ‘인지욕구’와 ‘유창성’을 고려해 소비자들에게 적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선, ‘인지욕구’ 수준에 따른 모델명 인식 차이를 살펴보자. 


  


인지욕구란, ‘불완전한 자극을 완전하게 파악하기 위한 욕구’ 혹은 ‘무언가를 알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한 활동에 참여하고 즐기는 경향’을 의미한다. 쉽게 말하면, 무언가를 보고 “저게 뭘까?”하고 생각하는 정도의 차이로 이해하면 되겠다.

 

인지욕구가 낮은 사람들은 숫자가 클수록 품질이 좋을 것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으며 인지욕구가 높은 사람들은 인지욕구가 낮은 사람들 보다 브랜드와 모델명의 관계를 분석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는 성향이 강하다. 


  


자동차 모델 중 볼보를 예시로 보면, 알파벳은 차량의 성격을, 숫자는 차량의 크기를 나타낸다. XC40, XC60, XC90은 의미를 모르고 보면 숫자가 커질수록 더 크거나 좋은 차량으로 생각하기 쉬우며, 그 의미를 살펴볼 경우 ‘SUV 모델을 숫자로 분류해 놓은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제네시스 브랜드 또한 이러한 성격이 강한데, G70, G80, G90(해외 기준)에서 G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뒤의 숫자는 차량의 성격과 더불어 체급을 구분한다. 비슷한 사례로 기아차의 K3, K5, K7, K9가 있다. 

 

즉, 서로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 보더라도 “이 모델은 높은 등급이구나” “이 모델은 배기량이 대충 이 정도는 되겠구나.” “이 모델은 ~한 이유로 이런 알파벳을 붙였나 보네”를 짐작할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다.


유창성  



다음으로 유창성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유창성이란, 창의성 중 여러 가지 관점이나 해결안을 빠르게 많이 떠올리는 능력이다. 쉽게 말하면 ‘무언가를 봤을 때 바로 떠오르는 것’에 대한 심리적 특성이다.

 

유창성은 ‘지각적 유창성’과 ‘의미적 유창성’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지각적 유창성은 오감을 이용해 표면상 알아볼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하며, 의미적 유창성은 ‘무언가를 보고 빠른 시간 내에 기억해 낼 수 있는 정도’와 ‘대상이 의미하는 바를 알아낼 수 있는가’에 대한 특성이다.



길을 가다 BMW X6를 봤다고 가정하자. 우연히 이 모델을 보며 차량 뒤쪽에 붙어있는 X6 글자를 봤을 때 본능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분석을 시작한다. 이때 단순히 외관을 보고“아, 크고 멋있네, X6 모델명을 가진 차량이구나(지각적 유창성)”만 생각하지 않고 “SUV에는 X를 붙이나 보네(의미적 유창성)”로 더 생각할 수도 있다.

  


그 밖에 알파뉴메릭 방식을 사용한 모델명은 발음하기 좋을수록 소비자들이 기억하는데 유리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벤츠의 GLS, CLS 등이 대표적이다. 의미를 몰라도 읽었을 때 부드럽게 읽히면서 소비자들의 기억에 더 잘 남는다는 의미다.


마치며...


자동차 제조사들이 차량 모델명을 결정하기 위해 위와 같은 심리적 요소 외에도 다양한 점을 고려했을 것이다. 이번 내용은 “이런 시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자동차는 상품이다. 상품은 소비자들이 구매한다. 소비자들이 구매하도록 유도하려면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켜야 한다. 제조사는 당연히 소비자의 심리를 분석하고 차량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 즉, 자동차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을 끌어당길 심리적 요소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점에서 알파뉴메릭 방식과 유창성, 인지욕구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나도 모르는 사이 기억하게 된 모델명이 있다면, 앞서 언급된 내용을 되짚어 보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해 본다면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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