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크루즈입니다. 만나서 반가웠어요!

Posted by DAKI MAGAZINE
2018.09.11 04:52 자동차 스토리&차소서&차소설



안녕하세요! 크루즈입니다. 집은 군산공장이고, 동생 올란도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올란도 보다 몸집은 작지만, 먼저 태어났죠.  말리부나 스파크 등  다른 분들은 제 사촌입니다. 사는 곳(공장)이 다르죠.


요즘 여러가지 일이 있어 해외로 떠나기 전에 잠깐 이야기를 나눌까 해서 이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몇 일 전 쏘나타 이야기가 올라와서 읽고 있는데, 어느 분이 “하늘나라로 떠날 크루즈 이야기 좀 해주세요!”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음.. 어디서부터 시작할까요, 여러분들을 처음 만났던 라세티 시절부터 시작하는 게 낫겠네요. 뭐, 그렇게 오래된 것도 아니니까 길게 말하진 않을 거 같아요. 

 

존재감 약했던 라세티



어릴 때 이름은 GM대우 라세티입니다.

2002년에 태어났죠.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여러분들한테 어떻게 어필할까 고민을 좀 했어요. 단순히 자동차가 흙먼지 날리며 폼 잡는 광고는 찍기 싫었거든요. 

 

그러다가 문득 경쟁하던 아반떼가 생각났습니다. 아반떼는 그 당시 “너는 디자인만 바꾸니?”라고 핀잔을 듣고 있었죠. 저는 새로 나온 차량이었기 때문에, 아반떼를 이용하면 되겠다 생각했고, “여러분! 껍데기만 바꾸면 좀 그렇죠? 저는 100% 신차입니다!”라는 문구로 홍보를 하고 다녔습니다. 

 

제 장점은 ‘평범함’이었어요. 

특별한 결함 없이 평범한 체력에, 평범한 외모, 평범한 유지 보수 등, 좋게 말하면 막 탈 수 있는 그런 차였죠. 그리고 제가 가끔 해외에 나가면 사람들은 가성비 좋은 녀석이라고 말해주더군요.

 

2004년에는 대우 시절 3분할 그릴을 버리고 새로운 그릴로 바꾼 뉴 라세티로 다시 등장했고, 해치백이나 왜건 등 잠깐 동안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런저런 시도에도 불구하고 아반떼한테 완전히 밀렸습니다. 강렬한 한 방이 없다 보니, 익숙한 아반떼로 가버린 거죠. 게다가 동급 꼴찌를 해버려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 전성기여! 라세티 프리미어


저는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제 친척 집인 독일 오펠(Opel)로 넘어가 공부를 하고 왔습니다. 거기서 델타Ⅱ 뼈대로 바꾸는 과정을 이수했는데, 그곳 선생님이 말씀해 주시길 “델타Ⅱ는 너 같은 콤팩트 카 들을 위한 거야.” “앞으로 너랑 비슷한 덩치를 가진 친척들도 함께 배우게 될 거야”라고 하셨죠. 

 

나중에 알아보니 오펠 임프레자, 쉐보레 올란도, 쉐보레 볼트 등 꽤 많은 친구들이 이 수업을 들었다고 합니다. 저는 여기에 고장력 강판을 많이 사용해 좀 더 튼튼한 몸을 만들었죠.

 

아, 그런데 이거 아세요? 델타Ⅱ 플랫폼은 우리 집(GM대우)에서 연구하시던 아저씨들이 50%나 참여한 플랫폼이죠. 우리 집이 GM패밀리에서 경차와 소형을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가능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수업을 마치고 2009년도에 한국에 돌아와선 본격적으로 체력 단련을 하고, 외모도 가꾸고 해서 새롭게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라세티 프리미어’로요. 


저는 직선 느낌이 강한 쿠페 비슷한 몸매에 날카로운 눈매로 한껏 멋을 부렸습니다. 그리고 얼굴은 심플하면서 강인한 이미지였죠.

 

음... 좀 더 쉽게 표현하면 남성적이고 공격적인 외모랄까? 아무튼 잘 달리게 생겼다는 의미예요. 

 

이런 제 모습을 보고 집에서는 저를 “4도어 쿠페”라 표현했죠. 

 

사실 외모를 확 바꾼 이유는, 저랑 경쟁하는 친구들이 유럽 스타일로 실용성에 무게를 둘 때, 저는 미국 스포츠 세단 스타일로 왁스도 발라보고 눈썹 정리도 해보고 그랬죠. 그런데 이게 잘 먹혀든 거죠. 굳이 미국스타일인 이유는 GM이 어느나라에서 시작한 회사인지 생각해 보시면 잘 아실겁니다.

  

  

내부는 경쟁하던 친구들 중에서 넓은 편이었고, 편의사양 등도 괜찮았습니다. 특히 자동차 소음에 따라 제 목소리 톤이 달라지는 ‘속도감응형 사운드 시스템’, 준중형 최초로 운전자가 편의 기능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GID(그래픽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그리고 멋있는 계기판이 추가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드디어 아반떼 따라잡을 녀석이 나왔구만!” 하며 칭찬을 해주셨죠.

  


체력은 1.6L 에코텍 심장을 달아, 114PS에 15.5kg.m으로 뭔가 아쉽지만 그럭저럭 잘 달렸습니다. 이때만 하더라도 제 체력은 평균이었어요 다들 저랑 비슷했거든요. 지금 보면 부족해 보인다는 의미죠. 


이 심장에 대해 잠깐 설명하자면, ‘GM 패밀리 1계열’에 속합니다. 구형부터 따지면 1982년도부터 쭉~ 이어져온 심장이고, 에코텍Ⅲ로 부르기도 합니다. 오래되기는 했지만 꾸준히 검증받아온 터라 큰 문제는 없었어요. 장점으로는, 압축비가 높고, 안정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죠.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그냥 “큰 문제 없는 심장이다!”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거 같아요.

 

솔직히 눈물이 났어요. 인정받은 건 처음이거든요. 꼴찌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르기까지 죽어라 고생했는데, 사람들이 칭찬해주니, 얼마나 좋았는데요!




그리고 저는 뼈대가 튼튼하기로 유명합니다. 


미국에 놀러 갔을 때 14톤이나 되는 트레일러와 부딪힌 적이 있어요. 이때 “아, 다시 태어난다면 BM….” 이라며 유언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제 A 필러는 멀쩡했죠. 오히려 같이 부딪힌 트레일러는 옆구리가 푹 패여서 아파하더군요. 

 

트레일러는 “넌 뭘 먹었길래 그렇게 튼튼하냐?”라며 놀라워했습니다.

 

이런 일화 덕분에 “라세티 프리미어=튼튼한 녀석“이라는 공식이 따라붙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칭찬만 받은 것은 아니었어요.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09년에만 4만 3천여 명의 사람들이 저를 선택해 주셨죠. 같은 시기 아반떼가 11만 명으로 압도적인 1위였지만 저는 부럽지 않았습니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하지만 어디 빼기가 쉬운가요?

 

제가 2008년, 라세티 프리미어로 변하기 전에는 6천 명 정도가 저를 선택할 만큼 인기가 없었습니다. 아까 말했죠? 꼴찌였다고. 그런데 거의 7배나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저를 선택하게 되니, 이 정도만 해도 대 성공이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차는 없습니다. 단점이 있기 마련이죠. 무게가 좀 나가다 보니 제 체력으로 달리는데 조금 버거웠습니다. 그리고 심장과 자동 변속기 조합이 영 좋지 못했는지, 힘을 쓰는게 어설퍼 가속 반응이 굼떴습니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다 좋은데 좀 굼뜨네?”라고 핀잔을 주었습니다. “라세티 프리미어, 수동으로 만나세요.”라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왔죠.

 

나중에 알고 보니,  억지로 끼워 맞춘 조합이라 제 실력을 발휘 못했을 뿐.


  

그리고 간혹가다 제가 달고 다니는 GM대우 배지(엠블럼)가 싫다고 해외 친척들이 사용하는 쉐보레 배지를 다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집에서는 제 고민을 어떻게 알았는지 원래 심장을 좀 더 좋게 만들어주고, 1.8L 에코텍과 2.0L GM Z계열 심장을 추가해줬습니다. 

 

그런데, 이것만 문제였으면 좋았을 텐데, 제가 선천적으로 아토피(부식)가 있어서 병원 신세를 지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이라는 피부과를 자주 다녔는데, 그곳에서 보닛, 도어, 모든 필러, 휀더 패널, 테일게이트, 루프 등 거의 전신에 아토피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다행히 무상수리 처방을 받으며 금방 치료했지만, 사람들이 곱게 볼 리 없죠. 나름 제 단점을 극복하겠다고 열심히 운동도 하고 잘 먹고 덩치도 키우고, 외모도 가꿨는데, 다른 문제가 이렇게 발목을 잡을 줄 몰랐습니다.

 

신은 정말 불공평한 것 같습니다. 좋은 걸 주려면 다 주던가…뼈대는 튼튼한테 체력이 좀 부족하고, 외모는 스포티한데 아토피를 주고...

   

쉐보레 크루즈 시작!




   

2011년에는 큰 맘먹고 개명신청을 했습니다. 라세티 프리미어를 뛰어넘는 차량이 되겠다는 포부가 있었거든요. 이때부터 여러분들이 잘 알고 계시는 ‘쉐보레 크루즈’가 되었습니다. 

 

물론, 이름만 바꾼 건 아니죠. 겸사겸사 여러분들이 좋아했던 쉐보레 배지도 달고, 준중형 최초로 크루즈 컨트롤도 배웠습니다. 

 

네? 갑자기 집안 이름이 GM대우에서 한국GM으로 바뀌었다고요? 예리하시네요. 2011년에 GM대우에서 한국GM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해외 친척들이 사용하는 쉐보레라는 이름을 같이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습니다. 쉐보레가 나름 글로벌 브랜드이다 보니 수입차 효과도 내보려는 시도가 있었고, 브랜드를 공유하면 카마로 같은 해외에서 유명한 사촌들도 유학 올 수 있어서 좋았죠. 


그리고 대우라는 이름이 사람들 사이에서 좋은 이미지는 아니었기 때문에, 이를 지우려는 취지도 함께 포함되어 있었다고 하네요.


아, 그리고 한국GM은 영어로 GM KOREA인데, 이 이름은 1972년 신진 자동차와 GM이 합작해서 만든 GM KOREA와 이름이 같습니다. 오래전 이름이 다시 부활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특별한 의미는 없으니 그냥 흘려 들으셔도 됩니다.



2012년에는 새해 기념‘더 퍼펙트 블랙’으로 등장했습니다. 

그때가 임진년 흑룡의 해였기 때문에 까만 양복으로 갈아입고 구두도 광택 나는 검은색으로 갈아 신어 멋지게 변신했습니다. 내부도 블랙 시트로 All Black 콘셉트로 갔죠. 반응은...글쎄요...

  

몇 개월 뒤에는, 자잘한 변경이 이루어진 더 퍼펙트 크루즈로 다시 여러분들께 인사를 드렸었죠. 뭐, 크게 달라진 건 없어요. 벌집 모양에서 빨래판 같은 가로 바가 들어가 있는 그릴로 바뀌었고, 외관이나 내관 일부가 좀 더 좋아진 수준이죠. 여기에 범퍼가 바뀌었는데, 마음에 안 든다는 분들이 많아 스포츠 범퍼 옵션을 마련했습니다.

 

나중에는 욕먹던 변속기 GEN1에서 GEN2로 바꿔 그나마 나아졌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물론, 보령 미션의 후속 작이라 불만을 가진 분들이 많았죠.



또한 이 시기 1.8L 심장이 예전부터 세금 문제 때문에 말이 많기도 하고, 다운사이징이 유행이라 130PS, 20.4kg.m의 힘을 가진 1.4L 가솔린 터보 심장을 추가했습니다. 

 

이때 사용한 심장은 ‘GM 패밀리 0계열’입니다. 1996년도부터 만들어진 심장이죠. 제가 사용한 심장은 3세대, 에코플렉스(Ecoflex)였으며 연비가 좋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폐활량이 1.4L인 만큼, 체력 소모가 적을 수밖에요. 부족해 보이는 힘이지만 예전 1.6L 심장보다 폐활량이 적은데도 힘은 더 좋아져서 나름 쓸만했습니다. 터보도 달았고요.

 

여기까지 보면 무난하게 팔릴 것 같겠지만, 제 몸값 문제를 가지고 태클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다들 하는 말이 “그래 너 좋은 건 알겠는데 가격이 왜 그러냐?”라고 하더군요. 

 

이어서 “아반떼는 1,300만 원부터 시작하던 너는 1,700만 원 대 부터잖아? 너무 비싸!"라며 획 가버렸습니다.

 

역시 가격은 무시 못 하나 봅니다. 나중에 정신 차리고 보니 1만 8천여 대로 판매량이 확 줄어있었습니다. 라세티 프리미어 시절의 절반도 안 되다니… 충격이 컸죠. 내가 이러려고 노력했나 자괴감이 들기도 하고… 


그저 한숨만 나왔습니다. 

 



잠깐 충격을 받긴 했지만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좋아질 리 없기때문에 2015년, 어메이징 뉴 크루즈로 한차례 더 변신했습니다. 달라진 점은 얼굴과 일부 편의 사양 등이었죠. 

 

집에서는 “누가 물어보면 페이스 리프트 했다고 그래! 그래야 신차효과도 누리지!”라고 했지만, 기분이 찝찝했습니다. 

 

더 퍼펙트 때도 그랬고 어메이징 때도 그렇고 연식변경 수준이지, 페이스 리프트라 부르기 민망한 수준이었죠. 그래서 조용히 가고 싶었는데 이름이 너무 튀어서 숨기기 힘들었습니다.

 

사람들은 절 볼 때마다 “이야~ 우리 크루즈 으~메이징 해졌네? 너무 우려먹어서 사골에 구멍이 다 보인다!”라며 대놓고 놀렸습니다.

 

에이 ㅆ…서러워서…이야기 하다 보니 갑자기 울컥하네! 

 

나도 나름 괜찮은 자동찬데 다들 놀리기만 하고! 내가 잘 나가는 집안 자식이었어 봐, 이렇게까지 놀려댔나!!

    

내 마지막 한 수다! 올 뉴 크루즈


그래도 고생한 만큼 성장한다고, 2017년 피나는 노력을 통해 올 뉴 크루즈로 한 걸음 더 성장 했습니다. 9년 만에 확 바뀐 만큼 제게 거는 기대가 컸습니다.


그런데 시기가 너무 늦었어요 아반떼는 AD로 바뀐지 벌써 2년이 지난 상태여서 준중형으로 바꿀 만한 사람들은 전부 바꿨거든요. 

 

진짜…우리 집은 생각이 있는 건가 의심이 들어요. 제가 나름 운동도 하고 공부도 하면서 풀 모델 체인지 준비해놨는데, “아직 아니야. 조금만 더 기다려!”라고 이야기하는데 정말 답답했습니다.


폭락한 비트코인, 오를때 까지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뭐 하는 짓일까요? 마케팅 센스하고는…

 

아무튼 새로 등장한 만큼 사람들의 관심은 뜨거웠습니다. 친척인 올 뉴 말리부, 스파크 등 나름 잘 나갔던 가족들이 있어서 더더욱 그랬죠.




외모는 이전에 비해 크게 바뀌었습니다. 눈매는 이전 제 모습들 과 비슷하게 휀더 쪽으로 길게 뻗어있지만 품위 있으면서 또랑또랑한 형태로 바뀌었고, 그릴은 쉐보레 특유의 듀얼 포트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지만 스포티함을 강조하기 위해 굴곡지고 날카로운 느낌을 섞었습니다.



또한 그동안 쌓아두었던 울분을 터트리듯, 캐릭터 라인도 과감하게 집어넣고 옆태는 쿠페 형태로 더욱 다듬었습니다. 내부도 우리 집 특징인 듀얼 콕핏 디자인으로 유지하되 심플하면서도 있을 건 다 갖춘 사양으로 꽉꽉 채워 넣었습니다.

 

아, 그리고 덩치는 동급 최대로 키웠습니다. 제 뿌리가 미국이다 보니, 아메리칸 스타일 같은 넉넉함. 그걸 내부 공간에다가 구현해 냈죠. 게다가 매끈한 몸매 덕분인지 달릴 때 맞바람으로 고생하는 일이 줄어들었습니다. 공기저항 계수가 0.28Cd 였거든요. 여기에 용가리 통뼈 수준의 뼈대를 위해 초고장력 강판 사용 비중을 74.6%까지 높였습니다. 

 

예전에 쏘나타가 이야기하는 거 들어보니, 초고장력 강판 쓰면 더 튼튼하고 가벼워진다고 하더군요.


 


심장은 가솔린과 디젤 두 가지로 줄였습니다. 가솔린은 1.4 SGE 터보 심장을 사용해 153PS, 24.5kg.m로 많이 좋아졌습니다. 여기에 GEN2보다 개선된 GEN3변속기를 사용해 엔진 조합을 맞췄죠.

 

SGE엔진은 Small Gasoline Engine의 약자입니다. 소형 3~4기통 엔진이 필요한 친구들에게 장착되는 심장이죠. 제작은 GM, 오펠, 상하이 모터스, 히라타 기공이 함께 한 나름 글로벌 엔진입니다. 

 

이 엔진을 사용하는 녀석들로 쉐보레에서 스파크, 볼트, 크루즈, 말리부, 에퀴녹스가 있습니다. 물론, 세부 모델로 나누면 각기 다른 엔진들이지만 SGE라는 공통점이 있죠.

 

디젤 심장은 나중에 추가된 것으로, 1.6L MDE CDTi 심장을 달아 134PS, 32.6kg.m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MDE는 Medium Diesel Engine의 약자로 소음과 진동이 낮은 것을 특기로 하는 디젤 심장입니다. 해외에서는 Whisper Diesel(조용한 디젤)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개발은 GM 미국, 이탈리아, 독일 등지에서 공동 개발했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저였지만, 사람들은 비난을 넘어서 무관심으로 절 대하기 시작했습니다. 도대체 뭐가 문젤까…길거리로 나서서 아무나 붙잡고 물어봤어요. “도대체 제가 왜 욕먹는 걸까요?”라고 말이죠.

 

그러자 돌아온 대답은 “너 일부러 물어보는 거냐, 진짜 모르는 거냐? 너무 비싸!”였습니다. 아…또 가격이구나…저는 1,690만 원부터 시작해요. 그리고 늘 경쟁상대로 생각했던 아반떼는 1,420만 원이죠. 

 

그런데 그거 아세요? 제 시작가격인 1,690만 원이 아반떼 밸류플러스 가격과 똑같아요 하하… 270만 원이나 비싼 제 몸값, 사람들은 “오! 밸류플러스 가성비 봐~크루즈 기본이랑 같네?”라며 우르르 몰려갔습니다.

 

덕분에 2017년 한 해 판매량은 1만 대 정도, 아반떼는 8만 3천 대 정도… 8.3배나 차이가 났습니다. 더 놀라운 건 수출량까지 합쳐도 저보다 4배나 많았다는 것이죠…

 

네 그렇습니다. 망했어요. 저는 제 상황에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눈을 떠보니 옆에 편지가 놓여있었습니다. 읽어보니,“집에 빨간 딱지가 붙어서 이민 갈 거야, 짐 챙겨. –엄마가-”라고 적혀있었습니다. 갑작스런 일에 황당해서, 무슨 일인가 싶어 알아보니, 여러분들도 알고 계시는 GM 사태가 벌어졌더군요. 


다행히 한국GM 가족들 모두가 미국행 티켓을 끊는 위기는 넘겼습니다. 그런데 제가 살던 군산공장은 문을 닫는다고 하네요? 그래서 짐을 챙기라는 이야기가 나온 거죠.

 

저는 너무 슬펐습니다. 그동안 정붙이고 살던 이곳을 떠나려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죠. 



게다가 여러분들과 다시 친해지기 위해 2018년 말 페이스 리프트 된 모습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앞으로는 배 타고 건너와서 여러분들을 만나야 할지도 모릅니다. 아니, 집에서 허락을 안 하면 영영 못 볼 수도 있어요.

 

글쎄, 저는 슬픈데 여러분들은 어떤 감정일지 모르겠네요. 

 

저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그런 녀석인가요? 아니죠? 제가 다시 돌아오면 반갑게 맞이해 주실 거죠? 

 

이제 제가 왜 떠나는지 이유도 말씀드렸고 이야기는 이것으로 마칠게요. 10분 뒤에 미국행 비행기 타러 가는데, 할 말 없으...시죠?

 

이제 재고 처리도 끝나가고 있어요. 언젠가 다시 돌아오면 따뜻한 커피 한잔하면서 다시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안녕히계세요.

안녕하세요 크루즈입니다. 만나서 반가웠어요!

글 / 다키 포스트 

사진 / GM, chevy, wikimedia, 군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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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신남
    • 2018.09.1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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